글 옷을 입고 싶다.
글 / 개화산천
이제는 두터운 겨울옷 벗어버리고 나만의 상큼한 글 옷을 입고 싶다.
봄에는 하얀 종이옷 곱게 입고선 그 옷에 내 마음을 노랗게 칠하고 싶다.
내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은 산수유 꽃망울 터질 때부터 개나리 수줍어 울타리 매달릴 때 까지.......
나는 내 마음의 글 옷에 어린애처럼 노란색을 마구 칠 하여 입고 자랑하고 싶어진다.
겨울지나 봄 사이 어중간한 날씨에 간절기 옷 입듯이 나도 어중간한 글 옷을 입고선 여기에 서 볼까 저기에 서 볼까 어설프게 서 있다.
구름 낀 마음엔 은회색 글 옷을 고달픈 마음엔 중 회색 글 옷을 외로운 마음엔 연두색 글 옷을 그리고 내 마음이 지쳤을 땐 무지갯빛 오색 글 옷을 입고 싶다.
길 나그네 지나다 글 옷을 알아보는 이 내 앞에 발길 멈추고 내 입은 글 옷에 연정의 표시라도 잔뜩 칠해놓길 은근히 기다리고 비는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글 옷을 입고 누군가가 보아주기를 누군가 내 글 옷을 들쳐보기를 막연히 기대하며 말없이 서 있다.
내가 걸어온 족적이 비뚤 거린지도 모르고 남의 족적만 비아냥거린 내 입방아는 어떤 모양으로 내 족적의 글 옷에 담겨 있을지 떨리는 마음으로 내 입은 글 옷을 만지작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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