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삶의향기 ·····♣/개화산천님 글

글쟁이의 행복.

무정애환 2011. 4. 23. 21:43

    글쟁이의 행복.

      글 / 개화산천

     

    글쟁이의 행복을 아시나요.

    이 좋은 세월에 이런 행복을 가지신 분들은 행운이랍니다.

     

    그럼 글 춤을 한번 춰 볼까요.

    어디 마음껏 흔들어 볼까요.

     

    마음은 있어도 마음을 언어로 표현 하지 못하고

    끙끙 앓는 분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음의 생각을 표현의 그림으로

    저 만의 공간에도 마음껏 그리고 칠하며

    시간나면 또 보고, 심심하면 그려보고, 심술 나면 지워보고

    색칠도 이것저것 마음대로 다 해보니 얼마나 행복한지

    안 해본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그 옛날엔 원고지에 담뱃불 피워 물고, 연필로 썼다 지웠다를,

    구겼다 폈다를 수십 번도 더했지만 지금은 세월 좋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하얀 백지위에 열 손가락 움직여서

    여기도 타닥, 저기도 타닥…….

     

    마음에 안 들면 쿡 눌러 지우고, 글귀가 좋으면 꾹 눌러 복사하고

    이렇게 좋은 세월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세월의 복 받은 내 마음엔

    하얀 도화지가 마음껏 펼쳐져 있으니 이게 횡재 아니고 뭐란 말인가요.

     

    행운의 복권보다 내게는 이게 복권이고

    사우나의 행복보다 내게는 이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니 참으로 좋답니다.

     

    글 춤을 추다보면 애환이 수도 없고

    글 춤을 추다보면 이별의 눈물이 내 주머니 손수건이 모자랄

    정도로 많고도 많답니다.

     

    세상은 즐거움과 아픔과, 고통과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며

    그것도 모자라 시샘까지 일어나니 이걸 교통정리도 해 보고

    심술부리는 마음엔 마음의 보약을 돈 들이지 않고 선물도 하고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거 백덕이 되는 이 좋은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답니다.

     

    남의 간섭을 받기를 하나 세상사는 맛을 멋지게 그려보기도 하는데

    돈이 들기를 하나 남의 흉허물을 비유해서 늘어놓아 보기도 하고

    내 못난 점을 파 헤쳐서 빨랫줄에 늘어 보기도 하며 살아가는

    세월의 흐르는 맛이 무료한 시간을 메워주기는

    이보다 더 한 보약이 없답니다.

     

    그것도 사람의 마음인지라 심술보가 터지는 날엔 슬그머니 일어나서

    빈 도화지를 실눈으로 떠보며 입을 비쭉거리기도 해 봅니다.

    이럴 땐 볼품없는 어린애가 될 때도 있습니다.

     

    사랑이 그리울 땐 글쟁이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글쟁이 할아버지의 글엔 인생의 연륜이 가득해서 보고 또

    봐도 재미가 나기도 하고

    인생이 배어있어서 머리가 숙여지기도 하며, 때로는

    보고 싶기도 해서 글쟁이 할아버지의 면면을 잔뜩 보고,

    그것도 모자라 도시락에 담아오기도 합니다.

     

    글쟁이 할아버지와 데이트 신청을 하면, 글쟁이 할아버지는

    지금도 너무 바쁘셔서사진기 하나 메시고 이 골목

    저 골목을 세월의 엿 장수처럼 물찬 무릎 관절에도

    불편한 기색 없이 세월을 누비고 다니시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당신이 먼저 드시고

    그 소화된 느낌을 글로 때론 사진으로 남기며,

    오늘도 사과나무를 열심히 심는답니다.

     

    세상을 아름답고 멋지게 사시는 그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이시고

    서산에 해 걸림을 서럽다 아니하시며 지금도 청년처럼 싱싱하게

    사는 모습이 내 인생의 거울과 같은 멋진 분이랍니다.

     

    이런 행복도 글쟁이가 아니면 누리지 못하는 기회랍니다.

    행복은 돈 보다 마음에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현실이지요.

     

    글쟁이 분들을 자주 만나서 내 마음의 속내를 글로

    짧게 아니면 언어로 맛깔나게

    표현하며 더위에 지칠 땐 시원한 냉면 한 그릇 육수를

    한달음에 마실 때의 그 맛처럼

    달콤하고 시간이 아쉬워서 시간을 마음속에 접어두고 살기도 한답니다.

     

    어디 그것뿐인가요

    말 못하고 숨겨 놓은 다른 곳도 들락 되면서 내가 온 것을 눈치챌까봐

    몰래 지우고 나오기도 합니다.

     

    남의 것을 몰래 훔쳐보는 그 달콤함도 흰 쌀밥에 고추장 발라 먹는

    그 옛날 배고팠던

    그 마음이 되살아나 내 마음에 침이 가득 고이기도 한답니다.

     

    때로는 장난기가 발동하면 오장 육부가 뒤틀리는

    글을 쓰서 보란 듯이 걸기도 하고

    걸어 논 글에 어떤 반응이 있는가를 들여다보며 혼자 실컷 웃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끝나면 재미가 없으니까 또 심술을 부려 봅니다.

    이번엔 애절한 사랑 표현으로 당신의 마음을 끌어냅니다.

     

    상사병에 얼굴빛이 새까맣게 탄 모양을 그려내기도 하고

    사랑이 그리워 내 임을 유혹하는 장면을 창문 열고 기다리는

    표현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객석의 반응은 쪽지로 이렇게 옵니다.

    "그렇게 기다리신다면 내가 몰래 밤 창문 열고 들어가면 받아 주실는지요"

     

    글은 내 이야기를 쓸수도 있지만

    내 주위의 아픔을 쓰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의 생각을 피력하기도 합니다.

    내가 쓴 글이라고 다 내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독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글이랍니다.

    문학카페에는 그곳에 맞는 글이 호평을 받는 것이고

    사람이 그리운 카페에는 그곳에 호응하는 글을 올려야

    클릭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랍니다.

     

    그러니 글쟁이들의 마음엔 마술가의 기질이 있습니다.

    금방 여기였는데 금세 저기로 변모하는 그런 다양성이

    글쟁이들의 마음엔

    오색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합니다.

     

    어떤 분들은 논문처럼 수준 높게 글을 쓰시느라

    땀을 흘리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남 보다 더 좋은 글을 쓰시려고

    질투심에 글을 버려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적이 예로 두 가지만 표현 했지만 글쟁이 마다 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 생김과 글 생김이 다 다르게 마련이랍니다.

     

    저처럼 일사천리로 생각나면 그대로 타자 앞에서 일분에 삼백타로

    늙어가는 손가락이 몸살이 날 정도로 한참을 쳐 놓고

    부드럽지 못한 구석만 대충 고쳐서 인터넷 카페에다

    걸기 시작합니다.

     

    이곳저곳 한참을 걸다보면 사업장에서 전화가 옵니다.

    목줄이 바쁘니 얼른 오라고 말입니다.

     

    목줄의 배고픔보다 글줄의 배고픔을 채우기가 더 행복한 오늘.

    오늘도 목줄의 배고픔을 찾으러 길 떠납니다.

     

    다음 생각은 또 다음에 올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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